듬직하軍…말벌 습격받은 부하밀치고 중대장이 대신쏘여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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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부대의 중대장이 훈련 중 부하 대신 자신이 벌에 쏘여 실신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3사단 예하 혜산진부대 박준모(29) 대위는 1일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에서 전술훈련을 하던 중 중대원 김모(21) 일병이 장수말벌의 집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부대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장수말벌은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쏘일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위는 성난 말벌들이 김모(23) 병장을 향해 돌진해 오자 김 병장을 밀쳐내고 말벌 떼가 자신을 향하도록 유도했다.

말벌 떼에 쏘인 박 대위는 그 자리에서 실신해 부대 의무실로 긴급 후송됐으며 해독주사 등 응급조치를 받고 깨어났다.

박 대위는 평소 병사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수능 만점방’이라는 동아리를 결성하고 자비로 수능 문제집과 참고서 300여 권을 마련해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원=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못믿겠軍… 음어표 유출은 상관에 앙심품은 예비역 소행 ▼

지난달 3급 군사비밀인 음어표(통신암호 해독문)가 인터넷에 유출된 사건은 군 복무 중 상관에게 앙심을 품었던 한 예비역 병장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는 2일 인터넷에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달 초 육군 모 부대에서 전역한 권모(23·대구) 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대구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송치했다.

기무사에 따르면 권 씨는 군 복무 중 상관인 김모 중위에게 욕설을 들은 데 앙심을 품고 김 중위의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음어표 1장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뒤 제대 후 이를 유포했다는 것.

기무사 관계자는 “권 씨는 지난달 22일 서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유료 PC를 이용해 김 중위의 이름과 함께 음어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권 씨는 자신의 디지털 카메라를 아무런 제지 없이 영내로 반입한 것으로 밝혀져 첨단 정보기기에 대한 군부대의 보안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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