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울릉도 주민위한 별도 여객선 띄워달라”

  • 입력 2005년 9월 2일 0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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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의 횡포인가, 불가피한 독점인가’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 노선을 둘러싸고 울릉 주민과 여객선 회사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울릉군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울릉도 주민 여객선 취항을 위한 군민연대’는 여객선이 드나드는 도동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5월 말 이 시위는 2일로 100일 째가 된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한 별도의 여객선을 운항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군민연대 측은 현재 관광객 7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자가 1만명에 이르면 이를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에 보낼 계획이다.

군민연대 배상용(裵相庸·40·울릉발전연구소장) 씨는 “포항∼울릉 여객선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대아해운 측이 여행사와 숙박업까지 연계해 표를 파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관광객을 늘려 울릉도의 발전을 꾀하려면 별도의 여객선 취항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아해운은 1986년부터 2400t(정원 815명)급 여객선 썬플라워호를 운항하고 있다. 일반석 기준으로 편도 5만원인 승선 운임도 거리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배 씨는 “거리가 100km인 전남 완도∼제주도 구간 여객선 삯이 편도 1만 8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거리가 217km인 포항∼울릉 구간의 여객선 삯은 너무 비싸다”며 “운송비 때문에 울릉도의 물가도 다른 섬에 비해 높아 관광객들의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아해운 측은 군민연대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아해운 울릉영업소 최영근(崔永根·52) 소장은 “관광 성수기인 여름철 20일 가량을 제외하면 평소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운항하고 있다”면서 “군민연대 측은 무엇이 독점의 횡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말했다.

대아해운 측은 65세 이하 울릉도 주민이 배를 탈 경우는 20%, 65∼70세 주민은 50%를 할인요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70세 이상 주민은 무료 승선토록 하고 있다.

최 소장은 “해양수산부의 허가를 받아 요금을 책정했으며 회사가 마음대로 이를 조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울릉군은 군민연대 측의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군 의회 황중구(黃重九) 의장은 “주민들의 심정은 알지만 수백억원이 들어갈 여객선 취항을 위해 정부의 예산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개선점을 찾아내 주민의 불편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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