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통장시험, 거참 만만찮네…김해시 북부동 첫 도입

  • 입력 2005년 8월 3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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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동 81-2에 있는 청동기시대 무덤은?’

‘7월말 현재 북부동의 가구와 인구는?’

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북부동(동장 오세현·吳世鉉)사무소 강당에서는 이 동네 ‘통장(統長)시험’ 응시자 16명은 이 같은 형태의 문제 20개를 풀어야 한다.

이 필기시험에는 행정업무와 한자, 지역현황, 북부동의 문화재 등 4지선다형과 주관식이 두루 출제된다.

응시자들은 필기시험 뿐 아니라 인터넷 정보검색 테스트도 받는다.

통장직을 잘 수행하려면 각종 회의서류를 김해시와 북부동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

또 시의원과 통장, 통장단 회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통장위촉 심사위원회’의 까다로운 면접도 거쳐야 한다.

점수는 필기시험이 40점이며 인터넷 정보검색과 면접이 50점이다. 여기에 미리 제출받은 자기소개서와 봉사활동 실적 등을 심사해 10점을 부여한다.

이 때문에 지역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시험은 ‘통장고시(考試)’라고도 불리고 있다.

북부동사무소가 분성2단지 부영임대아파트와 분성3단지 동원로얄듀크의 69∼72통의 통장 4명을 위촉하기 위해 지난달 29일까지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모두 16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희망자는 남자가 5명, 여자 11명이었으며 이 중 40대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6명, 50대 3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69통의 경우 7대 1로 경쟁률이 제일 높았다.

최종 합격자에게는 9일 통장 월례회의에서 위촉장이 전달된다.

1만8000여 세대에 인구가 5만9000명을 웃도는 북부동은 지난해 12월 아이파크가야 아파트 67통 등 4개 통의 통장을 선발하면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공개채용을 하기도 했다.

불황의 여파로 통장 자리가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청탁’이 줄을 이은 탓이다.

통장에게는 매월 24만 원의 수당과 설 및 추석 보너스가 지급된다.

또 3년 이상 근속한 통장의 중고생 자녀에게는 학자금 전액이 지원된다.

북부동사무소 관계자는 “공개채용은 몰라도 필기시험을 거쳐 통장을 뽑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며 “채용과정에서 잡음을 줄이고 통장의 수준 향상을 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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