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대한항공 ‘서울∼터키 정기운수권’ 갈등

  • 입력 2005년 8월 3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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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다 실효된 서울∼이스탄불(터키) 노선 운수권을 대한항공이 요구하면서 건설교통부와 대한항공이 갈등을 빚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7년 건교부에서 이스탄불 노선의 정기 운수권을 배분받았지만 이듬해 외환위기 사태로 운항을 중단했으며 2003년 10월에는 정기 운수권이 실효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일 “2003년부터 올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건교부에 이스탄불 노선권 배분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이는 아시아나항공 봐주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건교부가 터키 노선 지정 항공사를 고의적으로 대한항공으로 변경하지 않아 국가 자산인 항공권을 사장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터키의 항공제도가 까다로워 지정 항공사 변경이 쉽지 않으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반박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터키는 1개국 1개 항공사 취항을 고수하는 등 항공협정 규제가 심하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터키항공과 코드셰어(항공사 간 일부 좌석을 공유하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대한항공에 정기 운수권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98년부터 터키항공과 코드셰어를 시행 중이며 대한항공은 올 5월부터 서울∼이스탄불 노선을 주 2, 3회 전세기 형태로 부정기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정기 운수권이 실효됐는데도 코드셰어를 인정하는 것은 특혜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이스탄불 재취항을 고려 중”이라며 “터키 항공시장은 크지 않지만 대한항공이 정기 운수권 배분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4, 5일 열리는 한국-터키 항공회담에서 지정 항공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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