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촛불집회’ 참가 어른들 되레 거친발언

  • 입력 2005년 5월 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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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6시 반 ‘광화문에 학생 2000명 돌파’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인 번호가 ‘1234’여서 누군가 조직적으로 보낸 것 같았다.”

고교 1학년들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서 촉발된 ‘내신등급제 반대’ 운동이 학생보다 어른들에 의해 주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촛불시위도 카페의 운영자가 아닌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이 주도했으며 시위에는 진보성향의 ‘학벌 없는 사회 학생모임’ ‘다함께’ 등과 함께 보수단체인 ‘자유청년연대’도 참가했다.

촛불시위의 진행도 학생이 아닌 외부세력이 주도해 학생들의 의구심과 원성을 샀다.

서울 마포고 김모(16) 군은 “어른들이 단상에 올라가 거친 말을 하는 시위를 원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모(16) 양은 “주최 측 자원봉사자가 지하철역에서부터 집회장소에 가라고 해서 반강제로 끌려 왔다”며 “앞에 나와서 떠드는 어른들의 말에 공감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배포된 유인물에는 고교생의 주장으로 보이지 않는 특정 정당과 언론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도 적혀 있었다.

‘내신등급제 반대’ 인터넷 카페에 게재된 글도 특정 교육단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싣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5월 18일은 우리나라 대표적 시민운동 광주민주화 운동을 했던 날입니다. (중략) 교육은 산업이 아니고 학생은 기계가 아닙니다. 교육정책이 학생들을 줄 세우기한다면….’

카페의 운영자인 닉네임 ‘아이리스’ 김모(15) 양은 “누군가 e메일로 이런 글을 보내 왔으며 초기화면을 이 글로 바꾸도록 요청했다”며 “동아일보 등 3대 일간지의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글도 보내와 초기 화면에 올렸으나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지웠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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