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테마 기행/아프리카 미술 감상

  • 입력 2005년 4월 14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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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는 원시적 생명력, 순수한 영혼의 울림.

아프리카 미술의 이 같은 매력은 파블로 피카소에게도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다. 그의 명작 ‘아비뇽의 처녀’에 아프리카인 얼굴의 이미지가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리카 조각과 판화 및 민예품의 전시공간이 들어서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쇼나 조각과 부시맨 판화=최근 국내에 소개된 아프리카 미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장르는 쇼나 조각이다. 쇼나는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 쇼나 부족은 1950년대 이후 돌을 이용해 독특한 조각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쇼나 조각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쇼나 조각은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를 이용해 돌을 쪼고 갈아서 인물과 동물 등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외에 추상적인 비구상 작품도 있다. 쇼나 조각의 특징은 돌의 원형과 따스한 질감을 최대한 살려가면서 아프리카 특유의 생명감, 인간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점. 그래서 따스하며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팬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매력 때문이다.

최근엔 아프리카 부시맨이 제작한 판화도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인간과 새, 동물, 곤충 등이 한데 어우러진 부시맨의 자연친화적 삶을 판화로 표현한 것들이다. 색감과 구성도 뛰어나다.

▽아프리카 미술 전시공간=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터치 아프리카, 경기 양평군의 갤러리 아지오,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아프리카미술박물관 등이 있다.

터치 아프리카에선 쇼나 조각과 부시맨 판화의 명품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얼굴 조각 이외에 뱃속의 태아나 술 취한 사람을 표현한 작품처럼 창의적이고 기발한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아이 업은 여인의 조각상의 경우, 한국인의 전통 정서와 맞닿아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 관람을 하려면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031-908-7177

양평 남한강변에 위치한 갤러리 아지오에서는 쇼나 조각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남한강변의 수려한 경치를 배경으로 음악회와 같은 이벤트로 함께 열려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갤러리 아지오의 장점. 월요일 휴관(매월 셋째 주는 제외). 031-774-5121

‘아프리카미술박물관은 쇼나 조각 대신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전통 민예품 35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목조각, 가면, 북, 장신구, 의자, 직물과 같은 일상 민예품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휴관일 없음. 02-741-0436∼7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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