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씨 “시대적 상황 고려없이 일방적 親日규정 곤란”

  • 입력 2005년 4월 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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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배 여러분들이 ‘친일 교육자’로 지목한 분들에게서 직접 배웠습니다. 그분들은 결코 친일파가 아닙니다. 대학은 연구하고 토론하는 곳이지 사람을 재단(裁斷)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철승(李哲承·83·사진)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은 최근 일부 대학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제잔재 청산과 관련해 학생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 의장은 8일 오전 고려대 TV방송국에서 열린 ‘대학 내 친일청산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토론회는 이 대학 언론학부 주최로 마련된 것.

그는 이 자리에서 “학생들이 친일의 증거로 제시한 일제강점기 신문기사 등은 조작되거나 타인이 쓴 경우가 많다”며 “당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동시대인들의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친일 인사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1949년 이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 의장은 3, 4, 5, 8, 9, 10, 12대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위강우(한국사학과 3년) 고려대 일제잔재 청산위원회 위원장은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면 새로운 미래도 없다”고 전제한 뒤 “충분한 사료 검토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선정한 친일 인사 명단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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