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천시청 마라톤맨 50명 “인생은 끝없는 달리기”

  • 입력 2005년 3월 25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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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인생과 같다. 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달린다. 좀더 심취하면 달리기의 고통을 알게 된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고통을 느껴보고 싶어 오직 달리게 된다.’

경북 영천시청마라톤클럽이 최근 회원들이 마라톤을 완주하면서 깨달은 이런 생각과 느낌 등을 담은 책자 ‘별빛촌 이야기’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별빛촌’은 영천지역의 농산물 브랜드.

영천시 공무원들이 2001년 10월 결성한 이 클럽은 마라톤이 ‘단순한 운동이 아닌 참선(參禪)’임을 보여주기 위해 회원들이 갹출한 돈으로 401쪽 분량의 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클럽 회장인 정상용(鄭相容·50) 고용촉진담당은 “마라톤은 뿌린 만큼 거두는 지극히 정직한 운동”이라며 “기록 등에 연연하다 다쳐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지침서를 겸해 회원들의 완주기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클럽 회원은 50여 명.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금호강 둔치에 모여 2시간 정도 함께 달린다.

회원들은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건강 상태와 체력이 한결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회원들 중 민원처리과 이종근(李鍾瑾·44·7급) 씨가 ‘마라톤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본 것으로 꼽힌다.

2001년 이 클럽에 가입할 당시 체중 90kg, 허리둘레 39인치이던 이 씨는 현재 69kg, 32인치의 ‘몸매’를 자랑한다. 그는 3년여 동안 풀코스(42.195km) 32회, 하프코스 22회를 완주했다.

또 지난해 5월 포항에서 열린 ‘서바이벌 울트라 달리기 대회’에 참가해 100km 구간을 13시간5분에 주파했다. 특히 13일 개최된 ‘200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해 아마추어의 꿈인 ‘서브 3’를 달성했다.

이 씨는 “달리다가 힘들 경우 아이들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면 다시 힘이 솟구친다”며 “마라톤을 통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는 길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불우이웃을 돕거나 지역 농산물을 팔아주는 등의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회장인 정 씨는 “회원들이 완주할 경우 1인당 1만 원의 ‘완주성금’을 적립해 정기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을 돕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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