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개통 1년]<下>이렇게 달라진다

  • 입력 2005년 3월 2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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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면 전국이 명실상부한 '2시간대 생활권'으로 탈바꿈한다.

고속철 2단계 사업이 2010년에 완료되면 서울~부산 간 고속철 소요시간이 현재의 2시간40분에서 1시간56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열차 최고속도도 현재 시속 300㎞에서 350㎞로 빨라진다.

전국의 고속철 역 주변은 국제업무단지, 신도심 등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전망이다.

고속철이 몰고 온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되면서 우리 사회의 풍경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 역세권의 변화=서울 용산구는 2011년까지 한강대교 북단~서울역 4km의 구간(100만평)을 16개 구역으로 나눠 주상복합 등 주거지와 각종 상업, 업무시설 등 국제업무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용산역 차량기지 자리에는 국제업무단지의 랜드마크로 100~110층 짜리 초고층 건물을 지어 외국기업을 유치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와 대구시는 장기적으로 고속철에서 일반철도, 경전철, 모노레일 등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시스템을 갖추고 역세권은 상업 업무 숙박시설을 갖춘 다기능 역사로 조성할 방침이다.

부산시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부산통합역사는 기존의 역사 뒤쪽(바다 방면)으로 40층짜리 호텔과 14층짜리 백화점, 12층 짜리 복합쇼핑몰, 10층짜리 문화 스포츠센터와 공원이 들어선다.

또 택시승강장을 포함해 일반철도, 경전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승주차장도 7000평 규모로 마련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역이 대륙 및 해양의 관문으로서 상징성을 갖도록 기능성을 감안해 통합역사를 건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동대구역 주변에는 상업시설 및 공원,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는 호텔 및 문화시설, 대중교통으로 15분 이내 거리에는 주거 및 교육 체육 시설 등을 각각 조성할 방침이다.

시는 동대구 역세권 54만 평을 교통, 관광, 비즈니스, 문화 등 복합기능을 갖춘 신도심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올 12월 동대구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이 나오면 내년 6월까지 주변지역에 대한 세부적인 개발 계획안을 확정한 뒤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동대구 역세권은 고속철도와 신교통 수단(모노레일), 지하철, 항공기, 고속버스 등의 환승체계를 연결하면서 복합 다기능 업무처리를 함께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대구 역세권 개발은 도시공간 구조를 재편하고 기존 상업·업무시설의 고도화를 통해 개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동대구역 인근의 단독 주택단지에 대해 주거환경 개선사업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에 따르면 동대구역 지구와 역세권(대구 파티마병원 앞¤범어네거리), 무빙(moving·전시컨벤션센터¤대구공항¤수성못)권으로 구분해 개발된다.

역 주변에는 역사, 터미널, 상업·업무시설, 역세권에는 상업·위락시설, 공원, 무빙권역 중 직접권역(도보로 5¤10분 거리)에는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호텔, 간접권역(대중교통으로 15분 이내 거리)에는 주거, 교육, 여가,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는 것.

이와 함께 시는 고속철과 대구지하철 1, 2 호선 등 교통효율을 높이기 위해 길이 14km 구간의 경전철(대구전시컨벤션센터¤대구국제공항~동대구역¤범어네거리¤수성유원지)을 건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울산시의 경우 지난해 말 울산역이 고속철 2단계 구간 정차역으로 결정됨에 따라 정차역 조성 예정지인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주변을 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역 주변을 20만 명이 거주하는 자족형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개발계획을 7월까지 수립할 것"이라며 "경부고속철 울산역 유치는 울산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남지역의 고속철 역세권은 별다른 계획이 없는 상태.

광주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고속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유입인구가 미미해 시 자체적인 개발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14㎞ 떨어진 광주역과 송정리역과의 도시내 기능분담에 대한 지역 내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 고속철 개통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분산되는 등 전반적으로 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여론이 냉랭한 실정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호남선은 원래 기차 이용객이 많지 않았는데 지역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고속철을 도입한 측면이 있다"며 "호남 고속철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운행간격도 길어 고속버스를 타는 승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그레이드될 고속철 서비스=4월부터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www.korail.go.kr, www.barota.com)을 통해 고속철 승차권을 구매한 뒤 프린터로 표를 뽑아 바로 승차하는 홈 티켓팅 서비스가 실시된다.

홈티켓은 승차권 면에 표기된 이용자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열차 출발 1시간전까지 인터넷 또는 역 창구에서 가능하다. 그 이후는 일반 승차권 구입절차와 동일하다.

또 고속철 객차 내에 수유방 및 기저귀 교환대, 장애인 전동휠체어 보관장소 등이 마련되며, 환승대기실도 설치할 예정.

고객 불만이 많은 역방향 좌석 및 협소한 좌석간 거리 문제에 대해 철도공사는 서울대에 개선방안을 마련을 위한 용역을 맡긴 상태다.

5월에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고정식 의자를 회전식으로 교체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고속철 좌석 앞 뒤 간격은 93㎝로 새마을호(115㎝)에 비해 좁다.

김경철(金敬喆) 서울시 대중교통연구단장은 "우리 사회가 일단 무리 없이 고속철 시대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강원 지역 등에도 고속철을 확대 도입해 전국이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외적으로 고속철을 중국과 연결해 대륙으로 이어지는 철도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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