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더 높이…” 서울 강남 ‘초고층 재건축’ 바람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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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에 이어 서초 및 잠실지역 재건축 단지의 주민들도 최고 70층에 이르는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5차 및 송파구 잠실5단지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각각 35∼50층, 50∼70층에 이르는 초고층 아파트를 건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초고층 아파트 추진 도미노’ 현상에 대해 서울시와 건설교통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초고층 재건축 추진 도미노=잠실5단지 재건축조합 측은 15일 “잠실5단지의 30개 동을 50∼70층의 10개 동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잠실3, 4단지 등 저밀도 아파트(5층)가 최고 34층 아파트로 지어질 예정이므로 현재 15층짜리인 고밀도 아파트의 재건축은 그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것.

조합 측은 “초고층으로 짓는 대신 나머지 공간을 테니스장과 공원 등 숲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총 3930가구인 잠실5단지가 이렇게 재건축되면 총 1500여 가구가 추가돼 일반 분양된다.

서초 고밀도 아파트 단지 가운데 신반포5차 재건축협의회도 최고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재건축협의회 관계자는 “당초 26∼28층짜리 아파트로 재건축할 예정이었으나 아파트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층수를 높여 주상복합 형식으로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압구정 및 신반포5차는 일반분양 물량이 없다.

이에 앞서 압구정 재건축 2주구(住區·주거구역) 주민들은 최근 이 일대 7개 단지 40개 동(3074가구)의 아파트를 하나의 단지로 묶어 23개 동 30∼60층으로 건축한다는 계획서를 강남구와 서울시에 제출했다.

▽초고층 재건축 가능한가=압구정, 신반포, 잠실5단지 등 대부분의 서울시내 고밀도 재건축 아파트는 3종 일반주거지역(12층을 초과하는 아파트)이어서 규정상으로는 높이 제한을 받지 않는다.

주민들이 원할 경우 초고층 건축이 가능한 것. 그러나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연건평 비율)이 230% 안팎으로 제한돼 있어 실제로는 무작정 초고층 건설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압구정 지구의 경우 평균 용적률은 약 210%, 반포는 175∼280%, 잠실5단지는 138%이다.

게다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도시 미관 저해나 일조권 침해 등의 이유로 도시계획위원회가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설계를 변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서울시와 건교부는 초고층 아파트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이종상(李宗相) 도시계획국장은 “잠실 제2롯데월드 같은 상징성 있는 초고층 건물은 필요하지만 일반 아파트의 초고층화는 시기상조”라며 “강남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건교부도 안전진단 통과 및 소형 평형 의무비율 등의 조항을 원칙대로 적용하면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김광현(金光鉉·건축학) 교수는 “초고층으로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녹지공간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지역 주민만을 위한 폐쇄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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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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