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해 왕돌초 해양 생태기지로”

  • 입력 2005년 1월 2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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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황금어장으로 알려진 ‘왕돌초’(왕돌암)를 해양생물생태기지로 가꿔야 한다는 전문기관의 의견이 제기됐다.

왕돌초는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앞에서 동쪽으로 약 23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중 암초로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에 형성돼 어자원이 풍부하다. 크기는 남북 6∼10km, 동서 6km(수심 100m 이하 기준)로 전체 면적은 약 15km².

한국해양연구원(원장 변상경·卞相慶)이 최근 울진군에 제출한 보고서 ‘동해 왕돌초 주변 해역 이용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왕돌초 주변의 어자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폐그물 등에 의한 오염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선은 증가, 어자원은 감소=울진 후포수협의 위판량을 기준으로 한 왕돌초 주변 해역의 m² 당 어획량은 울진지역이 1997년 83t, 1998년 55t, 1999년 69t, 2000년 55t 등으로 감소 추세다.

영덕지역도 1997년 28t에서 1999년 39t으로 증가했으나 2000년 33t으로 감소했다.

이는 어선들이 경쟁적으로 조업을 하면서 왕돌초 주변의 어류 서식지 등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왕돌초 주변의 조업 어선 수는 1999년 9160척에서 2001년에는 1만5238척으로 6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망(그물)어업은 2001척에서 6291척으로 최근 3년 사이에 3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통발어업도 599척에서 1548척으로 증가했다.

▽바닷 속에 널린 폐어구=왕돌초 주변 해역에 각종 어선들이 조업을 위해 던져 놓은 자망 어구는 3만4000m, 통발어구는 60만m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10%인 6만m는 회수되지 않은 채 바닷 속에 가라앉아 물고기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해양오염을 시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해양수산부와 울진군은 2003년에만 왕돌초 주변 해역 3만5000ha에서 폐어구 312t을 건졌다.

▽해양생물생태 관측기지화 필요=해양연구원은 ‘해양자원의 보고(寶庫)’인 왕돌초를 해산물을 잡는 어장에서 해양생물생태관측기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울릉도와 독도로 이어지는 중요한 생물생태자원의 축인 왕돌초의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복원해 동해의 해양생태 모델로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울진군 김영수(金永守) 해양개발담당은 “동해 어민들이 자율적으로 대게 잡이 금어기를 설정한 것도 왕돌초를 보호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어획량 규제와 어장 휴식년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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