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맨해튼 거리’ 조성사업 논란

  • 입력 2005년 1월 18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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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에 민간기업 등이 잇달아 고층 건물을 짓기로 하자 수성구청이 이곳에 더 많은 고층 건물을 유치하는 이른바 ‘맨해튼 거리’ 조성 사업을 적극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수성교∼만촌네거리 간 달구벌대로와 대구MBC네거리∼황금네거리 간 동대구로 등에 더 많은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도록 유도해 이 일대를 ‘뉴 타운’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구청 측은 이를 위해 최근 도시개발기획단을 구성했으며 건축 민원 직소창구 등을 운영해 고층 건물 허가와 신축 과정의 애로사항을 처리해 주기로 했다.

구청 측은 현재 관내에 10층 이상의 건물이 대구은행 본점 등 13개소에 불과하나 이 사업이 결실을 맺으면 5년 이내에 15층 이상의 건물 103개소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층 건물은 수성구 수성 1∼4가, 범어 2∼4동 일대에 집중적으로 들어설 전망이다.

이 일대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고 대구공항과 동대구역이 가까운 데다 3종 주거지역이어서 고층 건물의 입지로 적합한 편이다.

특히 현재 건립 사업이 추진 중인 82개 건물 중 21층 이상인 곳만 36개소에 달해 5∼6년 내에 이 일대가 ‘빌딩 숲’으로 뒤덮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립 계획이 확정된 대표적인 고층 건물은 범어 2동 주상복합아파트(48층)와 범어 3동 에버리치 주상복합건물(40층) 등이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최병두(崔炳斗) 부의장은 “수성구청의 고층 건물 유치 사업이 대구시의 거시적인 도시개발 계획과 분리돼 추진될 경우 난개발을 조장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도 있다”며 “교통체증과 주거환경 악화 등의 문제가 유발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계명대 도시공학과 김철수(金哲洙·55) 교수는 “범어네거리 일대를 고층 건물이 즐비한 거리로 조성하는 것은 일단 대구의 ‘상징거리’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나 초등학교 부지와 도로 확장 등이 관건”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 계획을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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