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국악 작곡가 박범훈씨 중앙대총장 선임

  • 입력 2004년 12월 24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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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출신으로 내년 2월 중앙대 총장에 취임하는 박범훈 씨. 그는 “캠퍼스 부지가 한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제1캠퍼스의 공간 확충 등 연구 생활 조건 개선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국악인 출신으로 내년 2월 중앙대 총장에 취임하는 박범훈 씨. 그는 “캠퍼스 부지가 한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제1캠퍼스의 공간 확충 등 연구 생활 조건 개선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중학생 때 남사당패의 풍물가락에 반해 예인(藝人)의 길을 택한 국악인이 40년 뒤 종합대의 총장이 됐다.

24일 열린 중앙대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으로 선임된 박범훈(朴範薰·57) 제2캠퍼스 부총장. 국악관현악 지휘자이자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등 국악 관현악곡의 작곡자로 널리 알려진 그는 3일 열린 총장후보 선거에서 5명의 입후보자 중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총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2월 3일부터 4년.

“작곡은 새로움을 찾는 일이고 지휘는 다양한 개성을 화합시키는 작업인 만큼 총장직이 제 ‘본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제 예술가도 종합행정가로서 능력을 보일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1984년 중앙대 음대 전임강사가 된 그는 그 뒤 1999년 법인처장으로 임명됐으며 최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개원한 중앙대병원 건설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1년에는 제2캠퍼스 부총장으로 취임해 국내 최초의 국악교육대학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서울국악예술중학교를 설립해 현재 서울국악예술중고교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총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산학협동의 활성화와 대학의 국제화입니다. 학생과 교원들을 세계로 진출시켜 학술교류와 해외연수 등의 기회를 크게 늘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세계적인 학자들을 교원으로 유치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고요. 로스쿨 설립 등 변화하는 대학 환경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겠죠.”

고향인 경기 양평군의 중학교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며 음악을 처음 접했던 그는 어느 날 마을에 들어온 남사당패의 매력에 이끌려 1964년 한국국악예술학교(현 서울국악예고)에 입학했다.

중앙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무사시노(武藏野)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동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 음악을 작곡하고 지휘한 데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 쓰인 ‘해맞이’를 작곡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한국 중국 일본의 민속악기가 합주하는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창단해 현재 상임지휘와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머릿속에 수많은 신곡의 멜로디가 떠오르고 있지만, 스케치만 해 둘 뿐 창작 작업은 당분간 접어 둘 수밖에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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