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사는 9일 오전 학교 가을축제에서 골육종을 앓고 있는 1학년 김동진군(13·휴학 중)에게 자신의 저서 한권과 452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주위에 있던 동료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100여명은 박수를 보내며 휠체어에 탄 동진이의 쾌유를 빌었다. 학생 대표는 모처럼 학교에 나온 동진이에게 “빨리 나아 함께 공부하고 뛰놀자”는 편지를 읽고, 노래도 불러주었다.
김 교사가 전달한 돈은 자신이 20여년간의 교직 생활에서 느낀 글 120여편을 모아 7월 말 펴낸 ‘소크라테스의 교육 단상’이라는 칼럼집 500여권을 판매한 대금 전액.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김 교사는 2000년 5월부터 인터넷 다음 카페에 틈틈이 글을 올려왔다.
그는 “동진이의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냈다”며 “앞으로도 책 판매 대금은 몽땅 동진이 치료비에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책 끝머리에 “영혼이 맑은 동진이를 살리기 위해 우리 아이들이 모금을 하고 있다. 참 어리석은 생각과 글이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을 낸다”고 적었다.
올해 3월 다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갔다가 악성 종양인 골육종 진단을 받은 동진이는 수술을 거쳐 항암치료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몇 차례 더 수술에 필요한 비용 마련이 힘든 상태.
한편 동진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통영지역 초중고교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은 최근 17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