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래서 사립학교가 중요하다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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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고의 서울대 진학실적이 공립고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공립고와 사립고의 졸업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자를 분석한 결과 사립고는 지난 3년간 공립고에 비해 27%나 높은 진학률을 기록했다. 무작위로 학생을 배정하는 평준화 체제에선 고교입학 때 학생들의 평균학력이 사립이나 공립 모두 같다고 보면 된다. 똑같은 학생을 갖고 3년 뒤 사립학교가 공립학교보다 서울대에 많이 보낸다는 통계는 여러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사립고가 공부를 가르치고 진학지도를 하는 데 보다 열성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인이 분명한 사립고가 교사들을 독려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교육성과와 진학실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대학입학 실적이 고교 명성과 직결되는 한국적 풍토에서 사립고의 시스템이 우월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반대로 공립고의 진학률이 떨어지는 것은 4년마다 부임 학교를 바꾸는 데 따른 교사들의 소속감 결여와 높은 교원노조 가입률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립고의 내부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는 곳이 많고 학생을 가르치려는 열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사립고와 공립고의 진학률이 큰 차이가 난다면 공립고 배정을 받은 학생들만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꼴이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공립고에 대해 수업의 질을 높이고 경쟁을 유도하는 대책이 절실하다. 교사평가제도 더 미룰 수 없다.

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이런 차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사립학교의 주인을 사실상 빼앗게 되면 전체 학교가 획일화되고 의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립학교마저 실종되고 말 것이다. 여당이 바라는 것이 이런 교육의 하향평준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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