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공연기획으로 돈벌어 해외여행 가요”

  • 입력 2004년 11월 9일 2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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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의 대경대 연예매니지먼트·공연이벤트학과 1학년 배지윤(裵知允·20·여)씨는 최근 태국으로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학과 선배 40여명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미국영화 ‘콰이강의 다리’ 촬영지 부근인 칸차나부리에서 정글 트레킹을 하고 방콕 시내 곳곳을 살펴보았다.

배씨는 “태국은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이상하게 한류(韓流) 열풍이 없었다”며 “이번 여행을 계기로 태국에 한류 바람을 일으킬 기획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방콕 시내에서 마침 한국영화 ‘실미도’ 홍보가 열리는 것을 보고 즉석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해외여행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이 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각종 공연을 기획해 얻은 수익금은 2000여만원.

이 돈으로 학생들은 부모에게 전혀 손을 벌리지 않고 유익한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모은 돈으로 45명이 홍콩의 크리스마스축제에 참여했다.

이 학과는 1999년 전국 처음으로 개설된 이후 매년 경쟁률이 6∼7대 1을 기록하고 있다.

1∼3학년 학생 120명 중 30%는 서울과 경기지역 출신으로 집계되는 등 전국에서 골고루 입학하고 있다.

학과장인 한상덕(韓相德·46) 교수는 “연예산업과 공연기획 같은 분야는 이론보다는 실제로 공연을 기획하고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한다”며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수업도 현장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학생 모집에 유리하다고 소문이 나면 여러 대학에서 학과부터 서둘러 개설하는 현상이 이 분야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올해 지역에서 이 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기획만 해도 ‘이루마 공연’, ‘뮤지컬 맘마미아’, ‘나훈아 콘서트’, ‘뮤지컬 와이키키 부라더스’, ‘뮤지컬 미녀와 야수’ 등으로 꽤 많다.

12월 3일부터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내년 1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맘마미아’ 공연도 이들이 기획하고 있다.

학생대표인 2학년 김성태(金聖太·24)씨는 “전공을 활용해 번 돈으로 외국 체험까지 할 수 있어 학생들이 아주 좋아하고 있다”며 “앞으로 1년간 공연기획을 많이 해 내년에도 멋진 해외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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