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교수 알고보니 ‘벨보이’

  • 입력 2004년 11월 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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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호텔 종업원으로 일한 고교 졸업 학력의 30대 미국인이 학력을 위조해 국내 모 사립대 교수로 임용된 뒤 21개월간 학생을 가르쳐 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미국 유명 대학의 석박사 학위를 위조한 뒤 공개채용을 통해 서울 모 사립대 교수로 임용돼 월급과 연구비 등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8일 미국인 M씨(34)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M씨는 지난해 4월경 K대 경영학과의 채용공고를 보고 태국 현지 브로커를 통해 위조한 미 컬럼비아대 석사학위증을 제출해 강사로 임용된 뒤 올 2월까지 월급 24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그는 이어 올해 3월 이 대학 영문과 공채공고를 보고 다시 미 센트럴미시간대 영어교육학 박사학위를 위조, 이를 제출해 임용된 뒤 최근까지 연구비와 봉급 등으로 44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M씨는 유명 학술지가 실리는 인터넷 사이트와 유사한 도메인을 직접 개설한 뒤 다른 학자의 논문을 ‘짜깁기’한 논문을 스스로 등록해 학교측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M씨는 미 뉴욕예술고를 졸업한 뒤 뉴욕의 한 호텔에서 일하다 2002년 11월경 한국에 들어왔으며, 최근 그의 논문이 게재된 사이트가 수상한 점을 발견한 학교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또 그는 야생대마를 화분에 키워 대마초를 상습 흡연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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