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1월 7일 20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994년 20년 은행원 생활을 청산하고 ‘순무 박사’로 변신한 권국원씨(51)가 5일 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비를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권씨는 고향인 인천 강화군 선원면 연리의 3000평 노지에서 순무를 재배하면서 김치 뿐 아니라 즙 국수 비누 발효액 식초 환 등 순무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대학과 농촌친흥청의 교수나 전문가와의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순무를 단순한 1차 산품에서 부가가치를 높인 지역 특산품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지난해 순무가 간경화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었고, 김포대학은 일본인 입맛에 맞는 된장, 간장, 절임식품 등 순무를 가공한 수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만든 가공제품은 강화군으로부터 ‘향토 지적재산’으로 선정됐으며 국제식품박람회, 한국식품 수출개척단 등에 수차례 출품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향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1∼14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1회 지역혁신박람회’의 참가 품목으로도 뽑혔다.
그가 만든 순무 환과 말랭이 식품은 일본 미국 등에 매년 30만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다.
권씨는 “무 사촌뻘 되는 순무는 뿌리에서부터 줄기, 잎 모두 버릴 것 없고, 동의보감에도 건강식품으로 소개돼 있다”며 “강화지역 20여 농가와 작목반을 형성해 친환경농법으로 순무를 재배하고 여러 가공식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1월 강화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구성된 ‘강화관광농업연구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연구회는 강화도에서 인삼 고구마 버섯 곤충 쑥 약초 등을 이용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농민 60여명이 참가해 매달 한 차례 이상의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요즘 강화도를 ‘역사문화농촌체험 관광 특구’로 지정해 재정경제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권씨는 순무골 홈페이지(www.soonmoo.co.kr)를 통해 순무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강화 해안도로 용진진(선원면 지산리) 인근의 50평 규모 사무실에서 김치학교, 건강강좌 등을 진행하고 있다.
“10년간 간경화로 고생을 하다 할머니 권유로 순무를 꾸준히 먹으면서 스포츠댄스와 포크송을 배우며 즐겁게 생활하다 보니 병이 나았습니다. 지금은 순무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