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15세 학생 학교교육에 흥미 못느껴”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32분


코멘트
《한국은 학교교육비의 민간부담률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학교교육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수하게 학교교육(사학재단 포함)에 들어간 돈만 계산한 것으로 학원비 등 사교육비까지 포함할 경우 교육 관련 지출 규모는 천문학적 수치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OECD가 회원국 등 49개 국가의 교육여건(2001∼2003년)을 분석해 14일 발표한 ‘2004년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학교교육비의 민간(사학 및 학부모) 부담률은 한국은 41%로 OECD 평균(12%)의 3.4배나 됐다.

학교교육비란 학교 교육에 투입되는 돈이며 민간부담률은 이 중 정부예산을 제외한 학생 등록금, 사립학교 재단 전입금 등 사학이나 학부모가 지불하는 금액만 따로 계산한 것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쳐 학생 1명당 학교교육비 지출액은 2001년 구매력환산지수(PPP)로 초교 3714달러, 중고교 5159달러, 대학 6618달러로 OECD 평균(각 4850달러, 6510달러, 1만52달러)의 65∼79% 수준이었다.

이렇게 학교교육비의 비중이 높은 데 비해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15세 학생의 학교에 대한 소속감은 한국이 평균 461점으로 폴란드와 함께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반면 출석률 등 학교 참여도는 한국이 평균 546점으로 일본(555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한국 학생들이 의무감으로 학교에 가지만 학교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원 1인당 학생수도 초등 31.4명, 중학교 20.7명, 고교 16.5명으로 OECD 평균(각 16.6명, 14.4명, 13.1명)보다 높았다.

2002년 기준 국내 교원의 연간 초임 급여는 PPP로 초교 2만6983달러, 중고교는 2만6852달러로 OECD 평균(초교 2만2910달러, 중학교 2만4236달러, 고교 2만5292달러)에 비해 약간 높았다.

초등교원의 연간 수업시간은 한국이 811시간으로 OECD 평균인 803시간보다 다소 많았다. 하지만 중학교는 554시간, 고교는 531시간으로 OECD 평균(각 717시간, 674시간)보다 적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선진국의 경우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하지만 국내 교사는 보충수업과 행정업무 등에 시달리기 때문에 보수와 수업시간을 외국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구매력환산지수(PPP)▼

1달러로 미국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을 해당 국가에서 사는 데 드는 액수를 다시 1달러로 환산한 것. 예를 들어 맥도널드 햄버거가 미국에서는 3달러, 한국에서는 2500원이라면 2500원을 3달러로 나눈 833원이 한국의 PPP다. 2002년 한국의 PPP 1달러는 733.84원.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고교생 10만여명 학업포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이 최근 3년간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창달(朴昌達·한나라당) 의원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출한 ‘학업 중단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1∼2003년 고교 학업 중단자가 인문계 고교생 3만8007명, 실업계 고교생 6만5589명 등 10만3596명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학업 중단 사유는 △학교생활 부적응 4만1136명(39.7%) △가정형편 불우, 가정불화 3만9360명(38%) △품행 6093명(5.9%) △질병 5337명(5.2%) △기타 1만1670명(11.2%)이었다.

학교를 떠났다가 재입학 또는 편입학한 학생은 1만2922명(12.5%)에 불과해 중도 탈락생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탈락자는 1학년 때 많았고 인문계 고교생은 가정형편 또는 가정불화, 실업계 고교생은 학교생활 부적응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전체 학생 대비 중도탈락자 비율은 2001년 2.94%, 2002년 2.13%, 2003년 0.77% 등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