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솔직히 공무원이 두렵다”

  • 입력 2004년 8월 18일 18시 52분


넥타이 풀고18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정부 기획관리실장 워크숍에 참가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장이 넥타이를 풀었다.- 박경모기자
넥타이 풀고
18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정부 기획관리실장 워크숍에 참가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장이 넥타이를 풀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8일 “정부혁신을 위해 공무원들이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지금까지 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정부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각 부처 기획관리실장 등 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혁신워크숍에서 특강을 통해 “공무원 조직은 한국 사회의 엔진이고 우리나라의 운명이 장차 어떻게 될 것이냐는 공직사회를 보고 짐작하면 정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가 제대로 하면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겨나도 제대로 되고 공직사회가 엉망이면 나라가 엉망이 된다”면서 “지금까지의 업무 방식대로 흘러가려고 안일하게 지내서는 안 되며 새로운 일을 발굴하고 업무의 틀을 새로 만드는 혁신의 문화를 창조해 보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흔히 관료조직이나 전문가조직은 외부의 커다란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면 스스로 변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며 “짧은 시간 안에 개혁과 혁신을 해야 하는데 공직사회가 이런 특성을 가질까 봐 솔직히 두렵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부개혁과 정부혁신은 사회구조를 뒤엎는 혁명과는 다르다. 사회 체질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것이 개혁이고, 그래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라며 “공직사회의 변화는 외부의 압력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스스로의 동력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공직사회에 대한 변치 않은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공무원들은 개개인의 자질은 우수한데 조직 전체 역량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작은 일이라도 효율성이 떨어지고 불편한 사항이 있다면 찾아서 혁신할 것 △국민의 제안을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업무도 혁신할 것 △자료와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다른 부서와 공유하는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 4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