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만5000여 대원 ‘아쉬운 이별’…亞太잼버리 10일 폐영식

  • 입력 2004년 8월 9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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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5개국에서 1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원도 고성에서 열렸던 제24회 아시아태평양잼버리가 10일 막을 내린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측은 10일 오후 8시 폐영식을 끝으로 잼버리 공식 행사를 마감하고 11일에는 야영장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앞서 9일 밤에는 각 분단별로 캠프파이어가 진행됐으며 ‘청소년위원회의 밤’과 대학생 스카우트 대원의 친교 활동인 ‘로버의 밤’ 행사가 열렸다.

특히 중고생 대원들이 어른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청소년위원회는 청소년위원회의 밤에서 스스로 만든 금연·금주 선서를 발표하고 레크리에이션과 장기자랑, 각자가 만든 명함을 교환하는 등의 행사를 가졌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청소년위원회는 2001년에 만들어졌으나 지난해 11월 결의문과 회칙을 발표하고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9일 오후에는 잼버리 수련장 내 체육관에서 프로게이머들의 사인회와 스타크래프트 시범경기가 열려 청소년 대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경기를 관람하러 온 800여명의 학생들은 주진철 게이머(22) 등의 현란한 플레이에 응원을 보냈다.

한편 최종규(崔鍾奎·64) 야영장은 “서울로 후송 환자까지 생겼던 과거 잼버리에 비해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내셔널 잼버리 중 역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주 월럿다이아몬드 지역단의 이기철 대지도자(52)는 “일정표가 맞지 않고 식사 배급이 너무 오래 걸리는 등 섬세한 면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파키스탄 대원 칸-아크발▼

“스카우트 활동이 저에게 자신감을 줬습니다. 스카우트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서울 생활도 힘들었을 겁니다.”

강원 고성군에서 열리고 있는 제24회 아시아태평양잼버리에 참가한 파키스탄인 대지도자 나시르 칸(25)의 말이다.

칸씨는 1996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태평양잼버리 때에는 대원 자격으로 참가했었다. 이후 2001년 한국으로 와 원단 수출입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 온 뒤 고성을 한번 찾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는데 다시 오게 돼 기쁩니다.”

1996년 칸씨는 파키스탄의 베스트 스카우트 대원으로 고성에 왔었다. 올해 잼버리 초청장을 받은 파키스탄의 2003년도 베스트 스카우트 대원은 자파 아크발(17). 칸씨는 “내 동생이 올 줄 알았는데 아크발군이 와서 조금 실망했다”고 농담했다.

칸씨는 잼버리에 참가하느라 일주일간 사업을 못해 손해가 크다고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잼버리에 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칸씨는 “스카우트 정신은 나의 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카우트 정신이 자신의 몸 속을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을 꿈꾸는 아크발군은 “나 같은 사람들이 국제 잼버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국이 더 많은 외국인 대원들을 초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칸씨와 아크발군은 “무슬림 중에도 스카우트 대원이 많다”며 “국제 잼버리에서는 샤워장에 칸막이를 치거나 채식 식단을 마련하는 등 무슬림을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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