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피서객, 백사장-바다에 쓰레기 마구버려

  • 입력 2004년 8월 4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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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오전 일찍 해운대구청 청소인부 160여명이 한 차례 청소를 통해 3t이 넘는 쓰레기를 수거했지만 백사장과 인근 송림공원은 쓰레기가 넘쳐났다.

백사장 구석진 곳에는 생수병 캔 쇠파이프 기저귀 비닐봉투 등이 널려 있었고 모래 속에는 담배꽁초가 수없이 발견됐다. 백사장 주변 잔디밭과 송림공원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김소희씨(21·여·대학 2년)는 “아무리 수거를 해도 돌아서면 피서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에 끝이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날 서울에서 피서를 온 박모씨(47)는 “모래찜질을 하려고 모래를 퍼내는데 담배꽁초가 10개도 넘게 나와 포기했다”고 말했다.

심야에는 이보다 훨씬 심하다. 오전 1∼3시경에는 백사장 전체가 쓰레기로 덮이다시피 하고 있으며, 쓰레기통 주변과 백사장 구석에는 음식물과 술 찌꺼기 때문에 악취가 진동한다. 송정 광안리 다대포 등 부산지역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운대구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100∼180명을 동원해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에서 250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8t보다 11% 늘어난 양이다.

해운대구는 해수욕장 쓰레기 처리비용만 매년 2억원이 지출되고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1억원을 들여 백사장 청소장비 2대를 구입했으나 늘어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해운대구 청소과의 한 직원은 “한때 무단투기에 대한 단속을 계획했으나 피서객들의 반발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며 “피서객들의 의식수준이 나빠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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