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직 경찰관이 ‘강도짓’ 하는 세상

  • 입력 2004년 6월 25일 18시 40분


현직 경찰관 2명이 검찰 단속반을 사칭하고 이발소 주인을 협박해 3000만원을 뜯고 업소 운영권까지 강제로 빼앗는 범죄에 가담했다고 한다. 현직 경찰이 사실상 강도짓을 한 것이다. 경찰의 기강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무너졌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경찰관들의 범죄 행각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찰관이 신문 부고를 보고 상(喪)을 당한 빈집만을 골라 절도행각을 벌였는가 하면, 10대 가출소녀 4명과 집단으로 성관계를 가진 사례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강도짓이다. 이래서는 15만 경찰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선진 경찰’의 이미지가 일거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경찰관 범죄가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먼저 경찰 내부에서부터 철저한 감찰과 정화(淨化)가 이루어져 문제의 여지가 있는 구성원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기존 구성원의 자질 향상과 인재 확충에 대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일선 책임자의 지휘 및 조직 장악 능력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경찰은 최근 벌어진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극소수 직원의 일탈(逸脫) 행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민생 치안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의 직업윤리와 도덕지수가 이처럼 땅에 떨어져서야 어떻게 국민에게 법과 질서를 존중할 것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경찰 수뇌부는 이제 자리를 걸고 경찰관의 탈선을 근절해야 한다. 더는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