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기소 목사에 법정최고형…이정렬판사 이번엔 ‘서릿발’

  • 입력 2004년 6월 18일 2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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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예배 방해 혐의로 약식기소됐던 목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李政烈·사진) 판사는 18일 자신을 면직한 교회에 찾아가 빈 음료수병으로 의자를 두드리고 마이크로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방해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전직 목사 정모씨(63)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함께 약식기소된 전도사 김모씨(41)와 교인 8명에 대해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목사의 신분으로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며 “세속적인 이익만 추구한 데다 특히 교인들을 바르게 인도해야 하는 목사가 오히려 범행을 주도해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정 목사 등은 교단의 승인 없이 장로를 제명한 일로 2001년 9월 면직처분을 당하자 교단을 탈퇴, 다른 교회를 세웠으나 교단측에서 이 교회에 다른 목사를 파견하면서 교회의 소유권을 놓고 계속 갈등을 빚어 왔다.

이 판사는 지난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무죄선고를, 집단행동을 한 전국공무원노조원 23명에게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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