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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17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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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으로 만사 OK?=한 승객이 당당하게 무인보충기 앞에 서서 지폐를 꺼내들고 카드충전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 승객의 손에 들린 것은 전자화폐카드가 아닌 주민등록증.
또 다른 승객, 한 할아버지가 카드를 쓱 긁고 개집표기로 진입한다. ‘신세대 할아버지’처럼 보이지만 순간 ‘삐리릭 삐릭’ 오류메시지가 울린다. 그가 내민 것은 주민등록증.
역무원들은 “주민등록증을 보여 주시고 우대권을 받아야 됩니다”고 안내하지만 대부분 “65세 이상은 무료라고,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고 했잖아…”항변이 날아온다.
▽아직도 ‘초보승객’=광주지하철이 1호선 그것도 절반 정도인 1구간만 부분 개통됐는데도 역무원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남광주 갈려고 하는데 내려가서 몇 호선을 타야 하는가?”
“지하철이 정거장마다 다 멈추는가? 내리기전에 벨은 안 눌러도 되나?”
어떤 승객들은 개집표기 투입구에 동전 비슷한 종이승차권(반복 사용가능)대신 승차요금 700원을 바로 넣기도 한다.
또 어떤 20대 연인은 개집표기 통과 때 앞 사람과 일정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너무 신체를 밀착(?)해 들어가는 바람에 오류신호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무료승차 많은 양동시장역은 ‘고부 사랑역’=호남권 최대의 재래시장인 양동시장역은 무료승차비율이 30% 선으로 전체 13개 역 가운데 최고. 승차권을 사야 하는 며느리 대신 무료대상에 드는 65세 이상 시어머니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집을 나서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사 측의 분석.
공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무료승차비율로 적자 압박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지만 양동 시장역은 며느리를 유난히 사랑하는 시어머니들의 발길이 잦은 만큼 ‘고부사랑역’으로 불러도 좋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 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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