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김제공항 착공시기 늦춰라”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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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14일 2007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추진 중인 전북 김제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 “호남고속철도의 운행으로 항공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사 착공 시기를 늦추도록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에 통보했다.

또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전남 무안공항과 경북 울진공항에 대해서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사업 규모와 개항시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최근 건교부를 대상으로 ‘공항확충사업 추진 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건교부가 이들 3개 신설 예정 공항에 대해 사업타당성 분석을 잘못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날 이 같은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들 3개 공항의 건설사업비로 책정된 예산은 5689억원으로 이 중 57.8%인 3291억원이 이미 집행된 상태다.

감사원 성낙준(成樂儁) 건설물류감사국 1과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건교부가 김제공항과 울진공항 무안공항 건설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항공 수요를 과다하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건교부 장관에게 앞으로 경제적인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공항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특감 결과 공항 신설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값)의 경우 김제공항은 0.63인데도 건교부는 1.19로 과다 계산했고, 무안공항과 울진공항도 각각 0.49와 0.9인데도 1.45로 부풀려 계산했다는 것이다. 이 지표가 1을 넘을 때 공항 신설이 경제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김제공항 건설사업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으로 항공수요 감소율이 65%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건교부는 수요 감소가 17% 정도에 그칠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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