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자식 버리고 재혼하는 부모들… 허위 미아신고

  • 입력 2004년 5월 25일 19시 20분


미아신고의 상당수가 가짜여서 미아를 찾는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5일 장기미아로 남아 있던 윤모양(5)이 허위신고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장기미아 9명 중 모영광 군 등 3명을 제외하고 6명이 허위 신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윤양의 친할머니 김모씨(59)는 자신의 이혼한 아들(35)이 재혼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2000년 1월 갓 태어난 윤양을 다른 사람에게 입양했다.

김씨는 윤양을 입양시킨 후 1년 8개월 뒤인 2002년 9월 3일 시장에 갔다가 한 눈을 파는 사이 실종됐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했다.

경찰은 윤양의 할머니가 미아등록 때 윤양의 실제사진이 아닌 외손녀의 돌 사진을 대신 제출한 데다 윤양과 함께 찍은 사진과 병원기록도 없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실종경위에 대해 추궁한 끝에 허위 신고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부산 사하경찰서는 8일 자신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포기각서를 쓰고 넘긴 뒤 바닷가에서 잃어버렸다고 허위 실종신고를 한 혐의로 아버지 김모씨(33)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1996년 6월 여자아이를 낳은 뒤 이혼을 당하자 아기를 한 중년부부에게 맡겨 키우게 했고 ‘다시는 아이를 찾지 않겠다’는 내용의 포기각서까지 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01년 초 취학통지서가 나오자 김씨는 같은 해 8월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경찰에 허위 미아신고를 냈다.

게다가 양부모에게 아이의 사진을 구해 미아찾기 전단지를 수천 장이나 만들고 아동복지재단과 경찰 등에 아이를 잃은 것처럼 가장해 경찰이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왔다.

부산지방경찰청 조성관 공보관은 “허위 미아신고 때문에 경찰력이 분산돼 다른 미아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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