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포항산업연구원 홍상복 원장

  • 입력 2004년 5월 13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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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나 자치단체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진정한 기술이라고 봅니다.”

영남권 최대 산업기술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 홍상복(洪相福·60) 원장은 13일 “국가경쟁력은 실용기술의 활성화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RIST는 국제도량형위원회가 최근 일본에서 개최한 정밀분석 분야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우수등급’ 평가를 받았다.

각국의 내로라하는 24개 연구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평가에서 RIST는 철강 속의 니켈과 망간 등을 1% 오차 범위에서 분석해냈다.

홍 원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업체들의 요구가 갈수록 까다롭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기업체에서 하나를 원하면 연구기관은 두, 세 개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사연구원 115명을 포함해 모두 332명의 연구원이 있는 RIST는 12개 건물의 불이 24시간 내내 환하게 켜져 있을 정도로 연구 열기가 높다.

1987년 설립된 이후 자동화, 소재, 철강,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수행한 연구과제가 7200건. 이 가운데 기업과 자치단체가 곧바로 제품으로 도입한 사례가 75%에 달한다.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 10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아파트 건축재료,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적조를 퇴치할 수 있는 기술, 철강 부산물(슬래그)을 이용한 인공어초, 철강재를 이용한 군용 탄약고 등 RIST가 전국의 기업과 자치단체 등에 공급한 실용기술은 끝이 없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기업에 넘겨주는 국책사업의 영남지역 주관기관으로 RIST를 선정했다.

영남지역 대학과 자치단체 등 26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2007년까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역산업기술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연구원들의 태도부터 달라야 합니다. 연구결과를 보고서로 정리하는 수준은 연구라고 할 수 없지요. 각국의 기술개발 경쟁이 전쟁 수준이니까 국내 최대의 민간 종합산업기술연구원이라는 평가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홍 원장은 1969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뒤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 RIST를 이끌고 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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