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전북]태권도공원 유치 지자체 힘겨루기

  • 입력 2004년 5월 9일 2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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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공원을 잡아라.’

문화관광부가 지난달 태권도공원 조성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자 그동안 유치활동에 손놓았던 20여개 지자체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2000년 첫 조성계획 발표 때 보다 투자액과 규모가 줄었지만 ‘국기(國技)의 성전’ 태권도 공원이 들어설 경우 그에 따르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20만평 규모로 2013년까지 조성=문화관광부는 지난달 12일 2013년까지 1644억원(공공 1385억원, 민자 259억원)을 들여 20만평 규모의 태권도 공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태권도 공원에는 태권도 명예의 전당과 도장, 종합수련원, 운동장 등 기본시설과 세계문화촌, 숙박촌, 종합스포츠관, 전통한방요양원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화부는 조만간 태권도계, 체육계, 관광계, 도시계획 전문가 등으로 ‘태권도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부지를 선정하고 2007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4년 만에 재개된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은 규모와 투자액(첫 발표 당시 100만평 규모에 2000억원 투입)이 크게 줄었다.

2002년 140억원을 들여 파주에 2만여평 규모의 부지까지 매입했다가 정부의 사업 유보 방침으로 이곳에 영어마을을 조성중인 경기도는 새로운 부지마련에 나섰다.

충북 진천군은 김유신 장군 탄생지와 뛰어난 접근성을 내세워 홍보전을 다시 시작했다.

4개 시군이 경쟁을 벌이다 무주로 단일화한 전북도는 대전, 대구와의 연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 보은, 경주, 춘천 등 20여개 지자체들이 갖가지 장점과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엔 진짜?=정부의 재개 발표에 따라 유치전에 다시 뛰어들었지만 일부 지자체들은 아직도 여전히 의구심도 갖고 있다.

2000년 4월 당시 문화관광부 박지원(朴智元) 장관의 사업기본구상 발표 후 6개월 만에 후임 김한길 장관이 “태권도 공원 조성 사업의 착수시기와 규모, 예산 조달방안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 표류해 왔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2000년에는 유치위원회까지 만드는 등 시간과 돈, 인력을 쏟아 부었는데 흐지부지 됐다”며 “이번만큼은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 체육진흥과 반병호 사무관은 “일단 태권도 공원을 2013년까지 조성한다는 큰 틀이 세워진 것은 분명하지만 공원 선정기준이나 추진위 구성 일정 등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태권도 공원 재추진발표 이후 많은 지자체들이 유치를 위한 로비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기의 성전을 만드는 사업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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