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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9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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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부천에 사는 아마추어 사진 촬영가들의 인터넷 동호회 ‘포토 F(www.photo-f.net)’의 사진자원봉사단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두 지역에 있는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남구 주안1동 ‘사진카페 F’에 모여 사진촬영 기법 등을 공부하던 이들은 ‘모임에서 배운 사진 기술을 이용해 지역사회를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해보자’는 이상민씨(37)의 제안에 따라 봉사단을 만들었다.
“자식에게 버림받은 뒤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보면 저절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나는 과연 부모님께 잘 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현재 봉사단에서 활동하는 20명은 모두 회사원으로 연령층은 20∼50대로 다양하다.
주말에는 대부분 자신이 소속된 소모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이들은 양로원 등의 사진촬영 요청이 있으면 평일을 이용해 휴가를 낸 뒤 노인들을 찾는다.
자원봉사단은 노인들이 사진을 찍을 때 입을 한복을 충분하게 준비해간다. 조명, 화장 기술이 있는 회원도 반드시 따라간다.
막상 사진을 찍으려면 초라한 모습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촬영을 기피하는 노인이 많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뒤 사진카페에 설치된 작업실에서 그래픽 보정(補正)을 거쳐 사진을 인화한다.
봉사단은 사진을 예쁜 액자에 넣은 뒤 다시 양로원이나 혼자 사는 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직접 찾아가 전달한다.
필요한 비용은 950명이 넘는 동호회원이 참가하는 바자회와 일일찻집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충당한다.
봉사단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인천종합어시장 등 독지가들이 액자와 사진 인화비용을 지원하는 등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들은 또 매월 정기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개항기 문화유적이 남아 있는 중구 신포동 일대와 강화도를 찾는다. 점점 사라져 가는 인천의 옛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두기 위해서다.
봉사단장 조형우씨(40)는 “촬영 분량이 많아 작업이 늦어져 노인이 사진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실 경우 가장 안타깝다”며 “경기 김포시 등 수도권 등지에서도 촬영요청이 늘어나고 있어 봉사단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락처 032-873-8833.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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