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1급공무원 70명중 37명 산하기관 재취업

  • 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21분


정부 부처의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산하 기관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참여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퇴직 고위 공무원이 산하 기관이나 업무상 관련이 있는 단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참여정부 출범 이후 퇴직한 1급 공무원 70명을 대상으로 재취업 현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 53%인 37명이 정부 산하 기관이나 관련 단체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는 특정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외교통상부, 국방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은 제외했으며 일반직 공무원이 근무하는 48개 중앙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6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16명이 정치권으로 진출했으며 5명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1명은 대기업에 취업했다.

재취업을 하지 못했거나 안한 1급 공무원은 11명이었다.

재취업을 하지 않은 공무원 가운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홍보원 등 산하 기관이나 관련 단체가 없는 행정기관 출신이 7명이었다.

산하 관련 단체나 대기업에 취업한 1급 공무원의 평균 연령은 57.6세로 전체 퇴직 1급 공무원의 평균 연령 55.1세보다 2.5세가 더 많았다. 반면 정치권으로 진출한 사람의 평균 연령은 52.1세로 전체 평균보다 3세 적었다.

1급 퇴직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이 산하 기관이나 관련 단체에 재취업한 데 대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고위 공무원들의 정년을 연장해 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공무원 출신이 산하 기관 등에 간다고 해서 그 자체를 무조건 낙하산 인사로 몰아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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