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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5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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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물을 보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상대적으로 더 깨끗하다고 믿었고, 그래서 그를 포함한 대통령 주변 386들이 개혁을 얘기했을 때 그 당위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뼈저린 참회의 눈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됐는가.
안씨의 눈물은 한국 사회의 고질인 부패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남다른 각오와 용기가 필요함을 새삼 보여준다. 기성세대도 그럴진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느끼고, 개혁에 대한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다고 자부하는 386에게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안씨의 비극은 결국 남의 허물은 보면서 자신에게는 더 엄격하지 못했던 데서 싹튼 것이다.
안씨는 “과거에는 악법을 어기며 저항했지만 이제는 법을 지키며 민주화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그 진정성을 믿고 싶다. ‘민주’나 ‘개혁’이라는 명분 앞에서는 불법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런 인식은 독선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독선으로는 안씨가 추구해 온 참된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 사회 구성원들을 적과 동지로 나눠 끝없는 타도 투쟁만을 낳을 뿐이다. 안씨의 눈물이 ‘386측근’의 자기반성이자 더 넓은 세상에 대한 개안(開眼)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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