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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30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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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이홍식(李弘植) 원장은 “자살은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유명인사들의 자살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자극해 일반인의 자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명인사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일반인의 경우에도 자살률이 평소의 14.3배나 높아진다는 것.
한국외국어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도 지난달 9일 열린 ‘자살 예방과 미디어’ 심포지엄에서 “유명인사의 자살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요인에 의한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郭大瓊) 교수는 “불경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사회적 절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명성과 재산을 가진 인사들의 자살은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해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黃相旻) 교수는 “정몽헌 회장 자살 이후 실제로 ‘자살 붐’이 있었다”며 “누군가 자살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비치는 사회 분위기가 자살을 해결 방법 중 하나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잇따르는 자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범국민생명존중운동본부’를 발족한 이홍식 원장은 “이런 때일수록 주변에 관심을 갖고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전화’ 자살예방센터 하상훈 원장은 “지도층 인사들의 자살은 일반 시민이 가진 건강한 삶의 의지를 무장해제하는 등 자살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언론 등에서 이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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