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업주 경찰서에서 분신소동

  • 입력 2004년 4월 22일 2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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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역 주변 윤락업주들이 경찰 수사에 불만을 품고 분신소동을 벌이고 경찰의 뇌물 내용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7시40분경 윤락업주 박모씨(41)가 강력계장실 앞에서 “무리한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며 준비해 온 라이터용 휘발유를 머리에 붓고 불을 붙여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실려 갔다.

박씨는 22일 병원에서 ‘지난 10년간 용산서 전현직 경찰관들에게 수만∼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해 언론에 공개했다.

A4용지 15장 분량의 진술서에는 용산서 전현직 경찰관 30∼40명의 이름과 명절 떡값, 여름휴가비, 윤락업주들의 청탁내용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한 윤락업주는 진술서에서 “영업의 특수성 때문에 경찰과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존하면서 온갖 뒤처리를 해주고 살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성필 용산서 강력계장은 “3월 초부터 윤락업주들의 ‘카드깡’과 조직폭력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윤락업주들이 ‘뇌물 내용 등을 갖고 있다’며 수사를 중단할 것을 압박해 왔다”면서 “수사망이 좁혀오자 경찰을 협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뇌물도 직원들의 경조사가 있을 때 윤락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인사한 것이지 상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박씨가 경찰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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