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남동구 만수 1동

  • 입력 2004년 4월 19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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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동안의 ‘인턴 봉사’를 거쳐 최소한의 자질이 검증돼야 방범대원이 될 수 있으며 술을 지나치게 먹으면 제명됩니다.”

인천 남동구 만수1동 주민자율방범대는 청교도와 같은 엄격한 규율로 운영되고 있다.

대원으로 선발되려면 일정한 직업이 있어야 한다. 또 순찰을 돌면서 음식을 제공받는 등의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인 주민방범대가 1991년부터 ‘동네 지킴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사건사고가 눈에 띄게 줄자 주민들 간에 이들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대원수는 한 때 30여명이었지만 현재는 18명의 정예요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야간순찰을 비롯해 교통지도,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 방역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푼푼이 모은 기금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활용하고 있다.

만수1동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방범활동이 필요 없었던 조용한 마을이었다.

실개천이 흐르고 공장, 논밭이 대부분이었지만 90년 초부터 인천 최대 규모의 임대아파트와 다가구, 다세대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자잘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음식점이 몰려있는 복개천(만수천) 주변 먹자골목은 우범지대가 됐고 임대아파트 등에는 음주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먹자골목 상가번영회 이보근 회장(54)은 “방범대가 뺑소니차량과 폭행사범을 뒤쫓는 활동도 하지만 그보다는 존재 자체가 범죄예방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수1동 새마을부녀회도 주민방범대에 합류하기로 하고 요즘 대원 선발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애 부녀회장은 “주부 10명이 방범대와 함께 활동하기로 했는데 교통지도활동을 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만수1동 먹자골목 상인들도 동네를 위해 한 몫 거들고 있다. 98년부터 일일 호프집, 바자회 등을 열어 노인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 기금으로 1년에 두 세 차례 임대아파트 등에 살고 있는 노인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 등 마을잔치를 열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 만월지구대 김현주 경사는 “만수1동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서민이 많지만 살기 좋은 동네를 가꾸려는 열정과 사랑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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