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빠져 가정생활 소홀땐 이혼사유”

  • 입력 2004년 4월 14일 18시 50분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면서 종교활동에 과도하게 몰입한 아내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신동훈(申東勳) 판사는 A씨(35)가 부인 B씨(31)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가 B씨와 결혼한 것은 2000년 3월. 이듬해 3월 아들까지 낳았으나 B씨가 결혼 전 믿었던 한 종교모임에 다시 나가면서 갈등이 생겼다. 결혼할 당시 부인은 이 종교를 믿지 않고 있었고 남편에게 “앞으로 종교모임에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남편은 아내의 종교활동에 반대했으나 오히려 B씨는 “제사 차례 등 가족모임이 종교적 신념에 배치된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남편은 “아들만은 종교모임에 데리고 가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부인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인의 종교활동을 적절히 배려하지 못한 남편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주된 책임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워 가족과의 관계를 악화시킨 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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