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25년만에 캠퍼스 복귀-첫시집 내는 김숙이씨

  • 입력 2004년 3월 5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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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인생을 찾고 싶어요.”

이달부터 영남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김숙이(金淑伊·56·대구 수성구 지산동)씨는 ‘문학소녀’처럼 좋아했다.

김씨가 2004학번으로 대학원 신입생이 된 2일 손자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돌아보면 남편과 아이들이 제 삶의 중심이었어요. 3년 전 막내딸까지 결혼시키고 나니 공허함이 밀려왔습니다. 마음 한 쪽 구석에 밀려나있던 시(詩)를 다시 쓰렵니다.”

1966년 당시 청구대(현 영남대)에 입학,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던 김씨는 현재의 남편과 ‘캠퍼스 사랑’에 빠져 3학년 때 결혼하면서 학교를 떠났다. 세 딸을 낳아 모두 박사로 키웠다. 학교를 중퇴한 지 25년만인 2002년 복학해 다시 대학생이 됐다. 꺼지지 않은 문학의 꿈은 컴퓨터가 도와줬다.

그의 홈페이지(bagsong.com)를 방문한 ‘문학 친구’는 3년 만에 10만명에 이른다.

지난달 18일 대구어린이회관에서 열린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연주회에서 낭독된 ‘초혼’이라는 시도 그의 작품.

6일 ‘새는 뭍에서도 꿈을 꾼다’는 제목의 첫 시집을 내는 김씨는 “젊은 마음으로 공부하면서 삶을 녹여내는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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