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대책후 첫학기]기로에 선 특목高

  • 입력 2004년 3월 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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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목적고 학생은 대학의 동일계열에만 진학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정부의 ‘2·17 사교육 경감대책’ 발표 이후 외국어고들이 존립의 위기에 몰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 외고는 자립형사립고나 일반계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도 특목고에 진학하면 내신이 더 불리해지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특목고 전문학원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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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존폐 위기’=서울의 한 외고 관계자는 “재학생들도 ‘당장 올해 대입부터 내신 불이익이 더 심해지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1997∼1998년 발생했던 특목고 학생 자퇴 파동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A외고 교감은 “교육부 방침이 그대로 확정되면 당장 특목고의 입학 경쟁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자립형사립고나 일반계고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한 외고 관계자는 “입시 전형을 교육부 지침에 따라 수정할 테니 대신 대입 불이익을 완화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비상 걸린 학원가=정부 대책으로 특목고 전문 입시학원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강남의 외고 전문학원에서는 한 학급 학생 35명 전원이 외고 입시를 포기하겠다며 학원을 그만두는 등 학생들의 동요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특목고 전문학원은 최근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반’ ‘연·고대반’ 등 대학입시 준비학원으로 변신했다.

외고 입시 중 수학 과목을 전문적으로 가르쳐 온 경기 고양시 일산구의 한 수학전문학원도 종합반 체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일부 학원들은 외고 입시 중심의 강의를 자립형사립고형으로 바꿔 학부모를 상대로 ‘상위권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강의’라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B학원 박모 원장은 “외고 준비를 포기하려는 학생들에게 ‘궁극적으로 학력 향상이 중요하니 일단 하던 대로 공부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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