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시골학교 '영어 완전정복' 도전

  • 입력 2004년 3월 5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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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학교를 따라 잡으려는 한 시골 학교의 외국어 교육이 화제다.

2일 오전 10시 반 충남 서산시 지곡면 서일중고교 강당. 조한구(趙漢九) 교장이 신입생에게 건넨 축하 인사가 곧바로 스피커를 통해 영어로 통역돼 나왔다.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 on your success in entering this middle and high school truly).”

학교 측은 국민의례 학교소개 입학선언 신입생선서 내빈축사 등 1시간 동안 진행된 입학식 전 과정을 영어 동시통역으로 진행했다. 통역은 이 학교 영어교사 2명이 맡았다.

이날 입학식은 ‘학교 영어 메카 만들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 학교 측은 6월 학교축제 행사의 절반을 ‘영어 연극’ ‘영어 토론회’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학교 팸플릿과 플래카드, 학부모 통신 등도 모두 영어 또는 영어 한글 공용 형태로 만들기로 했다.

학교 측은 다음달부터 중학교에 ‘영어 캠프’를 만들어 지곡면 내 3개 초등학교 학생이 주말마다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 고교에는 영어만 쓰는 ‘영어반’을 만들어 서산지역 고교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2001년부터 영어교사의 영어권(호주 캐나다 필리핀) 어학연수를 실시해 영어교사 6명 가운데 3명이 연수를 마쳤고 2명은 연수 중이며 1명은 내년에 연수를 떠난다.

조 교장은 “누구나 영어를 말할 수 있는 졸업생 배출이 목표이며 당장 내년 졸업식과 입학식은 학생들이 동시통역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사와 시설을 제대로 갖춘 영어 학원 하나 없는 시골이니 만큼 학교 차원에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고교 선택과목인 일본어와 중국어 교사도 현지로 어학연수를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서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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