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60대 할머니 ‘아낌없는 기부’

  • 입력 2004년 2월 25일 0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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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남 목포 중앙병원 입원실에서 지귀예 할머니가 대불대 이경수 총장에게 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불대
24일 전남 목포 중앙병원 입원실에서 지귀예 할머니가 대불대 이경수 총장에게 2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불대
위암 말기 증세로 시한부인생을 선고받은 6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 2억원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전남 영암의 대불대는 24일 전남 목포시 중앙병원에 입원 중인 지귀예씨(68·목포시 축복동)가 이날 오후 후진양성에 써 달라며 이경수 총장에게 2억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전남 순천시 송광면 출신인 지씨는 결혼한 직후 이혼한 뒤 50여년을 혼자 살면서 농사와 행상, 여인숙 운영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재산을 모았다.

지씨는 1월 몸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지씨는 “평생 못 배운 게 한이 됐다”면서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몸은 아프지만 열심히 살아왔고 평소에 생각한 일을 다 했기 때문에 마음은 편안하다”며 “장학금이 뜻있는 일에 쓰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지씨의 ‘아름다운 기부’를 기리기 위해 지씨의 이름을 딴 ‘지귀예 장학금’을 만들기로 했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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