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영 부산시장 자살]법무부-검찰 “강압수사 없었다” 당혹

  • 입력 2004년 2월 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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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은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4일 출근길에 취재기자들이 안 시장 자살 소식을 전하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신상규(申相圭) 3차장은 이날 오전 11시 정례 브리핑에서 “매우 안타깝고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삼가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신 차장은 “지금 안 시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평소 30여분간 진행하던 브리핑을 10여분 만에 서둘러 끝냈다.

안 시장 수뢰 의혹 사건의 주무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도 차장검사 정례 브리핑에 앞서 청사 11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30여분 동안 기자들에게 수사 경과를 자세히 설명하는 등 ‘강압 수사’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채 부장은 “지난달 29일 안 시장을 부산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해 30일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으로 불렀지만 사전에 조사하려던 안 시장 부인이 몸이 아프다며 출석하지 않아 안 시장을 조사도 하지 않고 다시 구치소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안 시장은 수표로 수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물증과 돈을 준 사람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며 “뇌물 수수 및 반환 과정에 개입한 부인이 나타나지 않아 안 시장을 조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강금실(康錦實) 장관의 지시로 4일 오전 대구교정청 보안과장 등 3명의 조사단을 부산구치소에 급파한 데 이어 오후에는 정상명(鄭相明)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특별진상 조사반을 편성했다.

법무부와 대검 검사 등 22명으로 편성된 진상조사반은 이날 오후부터 부산에 내려가 조사 활동을 시작했다.

법무부 최재경(崔在卿) 검찰2과장은 “부산구치소와 서울구치소의 수용자 계호 소홀이나 질병 치료와 관련해 문제점이 없었는지 조사하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무리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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