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쌀 가져오면 입장료 할인"…인형극단 '각시탈'

  • 입력 2004년 2월 3일 2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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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극단이 뮤지컬 인형극을 공연하면서 쌀을 모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1989년 창단된 ‘꼭두극단 각시탈’은 편지봉투에 쌀을 담아오면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좀도리 쌀 모으기 운동’을 벌여 8년째 결식 아동이나 실직자, 혼자 사는 노인들을 돕고 있다.

각시탈 단원들은 창단 초기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폐건전지를 가져오면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환경보전운동을 펼치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면서 쌀 모으기 운동으로 전환했다.

1997년 북한 어린이돕기 행사 차원에서 쌀 모으기 운동을 벌였던 단원들은 IMF 이후 실직자나 결식 아동들이 크게 늘어나자 이들을 위한 모금운동으로 전환해 매년 실직자 쉼터나 복지시설 등지를 찾아 40kg짜리 쌀 30여가마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 공연에서 쌀 1가마를 모은 단원들은 불우 이웃들에게 봉사활동을 펼치는 광주 북구 매곡동 적십자사에 쌀을 보내기 위해 이달 ‘빨간모자와 늑대’라는 작품으로 광주 순회공연에 나선다.

5일부터 13일까지 6차례 공연에 쌀을 가져오면 입장료 5000원을 3000원으로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쌀을 모으기로 했다.

단원들은 또 도서 벽지 어린이들과 장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95년부터 매년 10여 차례 섬과 장애인 시설 등지를 찾아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극단 사업기획담당 박병옥씨(44)는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작은 정성을 보태고 공연을 본 유치원생들이 자체적으로 쌀을 모아 극단에 기증하는 등 ‘좀도리 쌀 모으기 운동’이 곳곳으로 퍼져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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