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까마귀떼 꺼림칙해요"

  • 입력 2004년 2월 2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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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와 비둘기 떼가 조류독감을 옮기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조류독감이 아시아 상당수 지역에서 발생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사람끼리 조류독감을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까지 발표하자 현재 울산지역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까마귀와 비둘기 떼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울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까마귀 수만마리가 날아와 남구 무거동과 다운동, 중구 태화동 학성동 등 태화강과 동천강 주변의 논과 아파트 단지 등에서 겨울을 지내고 있다.

까마귀 떼는 북위 70도 안팎의 러시아에서 살다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남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5년 전까지는 주로 제주도에서 겨울을 보냈으나 먹이감이 줄어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년 전부터 울산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조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45·중구 다운동)는 “지난해까지는 수천마리씩 날아다니는 까마귀 떼가 아름답게 보였으나 올해는 조류독감 때문에 전선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들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말했다.

또 울산 남구 달동 아파트단지 가운데 위치한 대현중학교(교장 송만윤)는 3∼4년 전부터 비둘기 수천마리가 날아와 3, 4층 창틀 등에 서식하는 바람에 분비물과 깃털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도 비둘기 분비물이 곳곳에 쌓이고 깃털이 교실로 날아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조류독감 불안까지 겹쳐 예방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박사’로 불리는 경희대 윤무부 교수는“조류독감은 사육하는 닭이나 오리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주로 발생한다”며 “건강 상태가 양호한 야생 조류에서는 조류독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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