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수도권 토지시장 또 들썩

  • 입력 2004년 2월 2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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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토지시장에 기름을 부은 꼴.’

국방부가 2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460개 지역 8322만평을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하거나 관리 요건을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토지시장이 또 한 차례 술렁일 전망이다.

해제 지역은 대부분 주변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됐거나 예정돼 있어 개발 압력이 컸던 곳이다.

특히 경기 파주시나 인천 강화군 등지는 이와 관련한 정보가 3개월 전부터 나돌면서 땅값이 급등하고 거래도 활발해진 것으로 밝혀져 ‘정보 사전유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파주 신도시와 ‘LG필립스LCD’가 짓기로 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단지 건설사업 등이 본격화하고 있는 파주시는 해제 소문이 돌면서 3개월 전부터 땅값이 급등해 일부 지역은 배 이상이 올랐다. 야동동 대로변에 위치한 절대농지가 평당 20만원선. 3개월 전에는 평당 10만원에도 못 미쳤다.

LG필립스LCD 공장을 연결할 도로건설 예정지 주변 나대지는 평당 90만원으로 3개월 전보다 평당 20만∼30만원이 올랐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개성공단 접근로 주변에 위치한 문산읍 선유리 일대의 준농림지도 1년 전보다 1.5배가 오른 평당 5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의 최대수혜 지역으로 △서울의 강남구 세곡동과 개포동 △강화군 전 지역, 경기 파주시, 용인시 포곡면, 고양시 원당동, 김포시 고촌면 양촌면 월곶면 등지의 일부 지역을 꼽는다.

강화군도 김포 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와 강화 제1대교와 강화도 북부를 연결하는 산업도로 건설사업 본격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지거래가 2배로 늘고 가격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 왔다.

최근 2∼3개월 전부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설이 나돌며 일부 지역의 땅값이 10% 정도 올랐던 것.

이번 조치로 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더욱이 해제지역이 강화군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강화군 전역의 투자열기가 달아오를 조짐도 예상된다.

토지개발컨설팅회사 ‘JMK 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 아파트나 소규모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되는 등 토지 가치가 크게 상승한다”며 “아파트를 떠난 뭉칫돈이 토지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지역에 대한 땅값 안정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완화/설정현황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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