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4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현재 전국 15개 지방공항 가운데 제주와 김포, 김해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들은 해마다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어 일부 공항들은 폐쇄까지 전망되고 있다.
▽이름만 공항=경북 예천군 유천면에 있는 예천공항. 1989년 개항 후 서울, 제주 노선을 운항해 왔지만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유일한 노선이던 아시아나항공측이 올 1월부터 5월 13일까지 운항중지신청을 냈고 이를 건교부가 받아들였기 때문.
아시아나측은 항공기운항에 따른 손실보상금 문제가 해결되면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항공사측은 운휴기간이 끝나면 노선을 폐지할 계획이어서 개항 15년 만에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이로 인해 연간 이용객 100만명의 수요를 예측하고 400억원을 들여 지난해 완공한 신청사도 무용지물이 됐다. 한국공항공사 예천지사 운영부 관계자는 “아무 대책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운항을 하고 있지만 다른 공항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1970년 개항한 울산공항은 지난해 4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양양공항 70억원, 광주공항 13억원 등 모두 적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98년 이후 청주, 군산, 예천, 목포 공항의 4년간 누적적자는 500억원이 넘는다.
▽운항편수 줄이기에 나선 항공사=항공사들은 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이용객 감소가 예측되자 국내선 항공편을 줄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목포∼김포노선 2편을 폐지하고 목포∼제주 1편만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탑승률이 30%에 머물자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김포노선도 2편 정도 축소할 계획이다. 김포∼부산노선도 29회에서 20회로 줄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부산노선을 기존의 16회에서 9회로 줄이고 김포∼대구노선도 8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했다. 또 올 1월부터 목포∼김포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축소했고 목포∼제주노선은 지난해 폐지했다. 4월부터는 목포∼김포노선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생방안은 없나=정부는 고속철도 개통 후 항공수요 감소에 대비, 신공항 건설이나 기존공항 시설 확장에 대한 투자방향을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 중인 울진공항과 김제공항의 완공시기가 2005년과 2006년으로 1년씩 미뤄졌다. 또 권역별 중추공항과 항공서비스가 취약한 지역을 운항하는 80인승 이하의 경비행기 운항방안도 검토 중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적자를 벗어나고 있는 공항도 있다. 1997년 문을 연 청주공항은 연간 119만명을 수용하는 여객터미널을 갖췄지만 해마다 50억원이 넘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그러나 2년 전부터 국내운항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여행사를 상대로 ‘공항마케팅’에 나서 올해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 이길희(李吉熙) 지사장은 “현재 130편인 국제선 운항편수가 올해 안으로 250편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고속철 개통으로 더욱 위기에 직면한 다른 공항들도 국내선 운항에만 치우지지 말고 국제선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예천=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