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에 항의 여수시 국장 4일째 단식투쟁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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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김태훈 환경복지국장(56)은 주민들과 시청 공무원들이 여수시 노인복지시설 건립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하며 27일부터 4일째 단식 중이다.

김 국장은 2001년부터 시에서 추진해 온 노인요양원 건립이 주민들의 반대로 대상지를 3번이나 옮겼으나 마지막 대상지인 화양면 이천리에서도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어렵게 되자 단식으로 사업 추진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올해 착공하지 못할 경우 사업비로 책정됐던 24억원을 반납해야 할뿐 아니라 공사 선수금과 부지 매입비 등 그간 사용한 6억여원도 무용지물이 된다"고 단식 투쟁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김 국장은 요양원 건립 반대에 앞장 선 모 교회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한데 이어 28일부터는 여수 S병원으로 옮겨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김 국장은 "선진지역 견학 등으로 건립에 찬성한 일부 주민들까지 태도를 바꿔 반대에 나서거나 협조하지 않은데 대해 실망했고 이번 문제가 고향민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계속할 수 있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전환점으로 보고 목숨을 거는 심정으로 단식에 나섰다"고 말했다.

개신교 장로이자 여수가 고향인 김 국장은 11월 1일자로 현직에 임명된 뒤 '복지시설인 노인요양원을 올해 안에 착공하지 못하면 무산된다'는 직원들의 보고에 서둘러 사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3년이나 착공조차 못한 직원들을 채찍질하고 인근주민들의 이해를 이끌어 내 이달 초 간신히 공사에 나서기 직전 주민 일부가 혐오시설이라고 반대하면서 강력 시위와 농성에 나서 착공조차 못해 사실상 어렵게 됐었다.

디지털뉴스팀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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