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개발잉여금 476억 '낮잠'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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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여중∼인천경찰청∼롯데백화점 인천점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구월상권(商圈)이 요즘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곳에는 최근 2년 사이 대형 백화점과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통행로는 왕복 4차로인 간선도로와 주택가 이면도로가 전부다.

퇴근 시간대에 간선도로 역할을 하는 롯데백화점 주변 1km 가량을 지나려면 20분 이상 걸린다. 또 인천경찰청과 구월여중 쪽으로 통하는 바둑판 형태의 이면도로는 일방통행로로 지정됐지만 차량이 수시로 뒤엉키는 상습 혼잡구간이다.

구월상권에서 인천시청, 남동구 만수동으로 이어진 부지(120만평)는 1981∼89년 사업이 완료된 구월토지구획정리지구.

인천시는 단독주택, 아파트, 상가, 관공서 등을 배치한 이 곳을 개발하면서 324억5200만원의 개발 잉여금을 확보했다.

잉여금 가운데 20억원은 공원과 도로 조성 등 생활편의시설 확보에 쓰였다. 시는 2005년까지 인천시청 뒤편 인공폭포, 공원, 도로 조성 등에 34억원을 쓸 계획이다.

이 같은 비용과 원주민 이주비를 제외한 186억5200만원은 시 금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국장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이뤄진 구월지구는 부족한 녹지, 비좁은 도로 등으로 생활 불편이 크다”며 “엄청난 액수의 잉여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시가 1941∼89년 20여곳에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펼치면서 거둬들인 개발 잉여금은 모두 614억8000만원. 이 가운데 구월지구를 비롯한 13개 지구의 잉여금 가운데 476억8000만원은 시 금고에 보관돼 있다.

시 관계자는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의 잉여금은 해당 지역에 도로, 광장, 공원, 하천 등을 추가로 만들 때만 쓸 수 있다”며 “용도가 한정돼 있어 금고에 보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시는 이들 잉여금을 해당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이외 지역에도 사용하고 투자 대상도 주차장 확보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또 외부 인사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잉여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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