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1998년 5월부터 2000년 9월까지 국정원 예산에서 18차례에 걸쳐 10만원권 수표 등 2억2790만원이 권씨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전했다.
고 원장은 또 “올 10월경 검찰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고 내부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기간 국정원장은 이종찬(李鍾贊) 임동원(林東源) 천용택(千容宅)씨였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권씨 계좌에서 발견된 국정원 돈은 금액이 적어 총선과는 무관해 보인다”며 “이 돈이 정확히 어떤 성격의 자금인지는 계좌추적이 모두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씨는 국정원 돈을 받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권씨 관련 계좌에서 발견된 ‘청와대 자금’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제공한 돈이라는 단서도 포착하고 정확한 입금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권씨 비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1998∼1999년 청와대 관련 계좌에서 3000만원이 권씨 계좌에 입금된 단서를 확보했으며, 권씨는 “1998년 말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이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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