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보관 중학생’ 성금 밀물… 학교-지역 후원회 추진

  • 입력 2003년 12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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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닦으렴. 이제는 혼자가 아니야.”

어머니의 시신을 집에서 6개월 동안 보관한 경기 이천시 설봉중 3학년 송모군(15)의 사연이 보도된 이후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밀려들고 있다.

학교에서 6일 마련한 송군의 계좌에는 8일까지 300여만원의 성금이 입금됐다. 학교 교사와 학생들도 별도의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학교측은 일단 송군이 졸업할 때까지 지낼 원룸을 8일 계약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10여평 규모의 이 원룸은 학교에서 500여m 떨어져 있다.

성금과 별도로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팬택앤큐리텔은 송군이 고교 진학 후 안정된 주거지를 얻을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전세자금과 매달 생활비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각자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작은 사랑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송군이 이천지역의 일부 음식점 학원 약국 등을 이용할 때 무료 또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설봉중 이덕남(李悳男) 교감은 “송군을 돕겠다는 문의전화가 하루 50통이 넘는다”며 “학교측과 이천 경실련 관계자, 종교계 인사 등으로 송군 후원회를 만들어 후원회에서 송군이 성인이 될 때까지 후원금을 관리하고 집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6일자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된 송군은 앞으로 매달 31만4000원의 생계비와 연간 5만원의 교과서대, 4만원의 학용품구입비를 받게 된다. 또 학비 전액이 면제되고 의료보호 대상자로 지정돼 무료진료를 받게 된다. 송군은 이천의 한 인문계 고교 진학이 확정됐으나 유일한 친척인 이모가 살고 있는 서울로 전학을 가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봉중학교 031-633-5213

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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