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서 태권도협회장 구속…폭력배 동원 회장선거 방해

  • 입력 2003년 12월 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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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의원을 지낸 구천서(具天書·53·사진)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지난해 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돈을 주고 폭력배들을 동원해 선거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구씨를 태권도협회장으로 추대한 거물급 폭력배 출신들이 태권도 협회 핵심 요직을 차지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서울지검 강력부(김홍일·金洪一 부장검사)는 태권도협회장 선거 폭력 사태와 협회 비리에 연루된 폭력배 출신 인사 등 10명을 적발해 구씨와 이승완 호국청년연합 총재(63)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태권도협회 부회장 한모씨(63) 등 5명은 불구속 기소됐으며 미국으로 달아난 태권도협회 전무 박모씨(60)에 대해서는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폭력배 등에 업고 협회장에 당선=구씨는 전임 회장인 김운용(金雲龍) 민주당 의원의 사퇴로 지난해 2월 열린 태권도 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당시 부회장이던 한씨와 이사 오모씨에게 각각 2000만원과 500만원을 주고 폭력배 300명을 동원해 선거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씨는 상대 후보였던 이윤수(李允洙) 민주당 의원측의 방해로 회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 총회가 무산되자 폭력배들을 동원해 이 의원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이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자신을 지지하는 대의원들만 참석시켜 회장에 당선됐다는 것이다.

▽폭력배 출신 인사들의 협회 요직 장악=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으로 구속됐던 이 총재가 협회 고문으로, ‘번개파’ 두목으로 폭력배 300명으로 ‘신우회’를 조직한 박씨가 전무로 선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상임 부회장 한씨는 1977년 발생한 속리산 카지노 사건으로 이 총재와 함께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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